보형물

가슴 보형물 교체 시기, 10년이 지나면 꼭 바꿔야 할까

엄나구모성형외과 · · 읽는 시간 8분

창가 선반에 놓인 흰 상반신 가슴 모형과 진열장

아무 문제가 없는 보형물을 10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미국 FDA는 2011년 실리콘 겔 보형물 안전성 보고서에서 정기적인 교체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고, 식약처와 FDA의 현재 환자 안내에도 '몇 년마다 교체하라'는 기준은 없습니다. 교체를 검토하는 계기는 햇수가 아니라 파열, 구형구축, 위치와 모양의 변화입니다. 실리콘 겔 보형물은 증상이 없더라도 정해진 시기에 영상 검사로 상태를 확인합니다.

'10년마다 교체'는 어디서 나온 말일까

벽에 붙인 카드 속 세 가지 가슴 보형물 사진

10년 교체설은 누군가 지어낸 말이라기보다, 맥락이 다른 사실 몇 가지가 한 문장으로 줄어들면서 굳어진 말에 가깝습니다. 첫 번째 재료는 초기 세대 실리콘 보형물입니다. 외피를 얇게 만든 2세대 보형물은 파열률이 최대 60%까지 보고됐고, 겔 성분이 외피 밖으로 스며 나오는 문제도 있었습니다(2017년 Gland Surgery에 실린 보형물 파열 리뷰). 이후 세대는 외피를 여러 겹으로 만들거나 두껍게 하고 겔의 응집력을 높이는 쪽으로 바뀌어 왔지만, '오래 넣어 두면 결국 터진다'는 인상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두 번째는 숫자 하나가 맥락 없이 퍼진 경우입니다. FDA는 2011년, 2006년에 승인한 실리콘 겔 보형물 두 종류의 추적 자료를 묶어 발표하면서 첫 가슴확대 수술을 받은 사람 가운데 최대 5명 중 1명이 10년 안에 보형물을 제거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10년은 연구가 지켜본 기간입니다. 같은 보고서는 추적률이 낮아 해석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함께 밝혔습니다. 다만 보형물을 빼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하면 가슴확대 환자의 20~40%가 8~10년 안에 재수술을 받았다고 적었고, 많은 사람이 보형물을 고치거나 빼거나 바꾸는 추가 수술을 받게 된다고 내다봤습니다. 10년이 사용 기한은 아니지만, 그동안 아무 일도 없다는 뜻도 아닙니다.

세 번째는 보증 기간과 '평생 쓰는 기기가 아니다'라는 안내입니다. 제조사가 정해 둔 보증 기간은 그 안에 파열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지원을 받는 조건이지, 기간이 끝나면 꺼내라는 뜻이 아닙니다. FDA와 식약처가 보형물을 영구적인 제품이 아니라고 안내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FDA는 보형물을 넣는다면 언젠가 추가 수술을 받게 된다고 생각해 두라고 적고 있지만, 그 시점을 햇수로 정하지는 않습니다. 보형물의 수명은 사람마다 달라 예측할 수 없고, 오래 지닐수록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합니다. 예측할 수 없으니 날짜를 정해 바꾸는 대신, 보형물이 있는 동안 상태를 지켜보다가 변화가 생기면 판단하라는 것이 두 기관 안내의 공통된 방향입니다.

바꿀 이유는 햇수가 아니라 변화에서 생깁니다

교체를 검토하는 상황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보형물 자체가 손상된 경우(파열), 보형물을 둘러싼 막이 조여드는 경우(구형구축), 보형물의 위치나 가슴 모양이 달라진 경우죠. 같은 '교체'라도 원인에 따라 수술에서 손대는 부분이 꽤 달라집니다.

파열: 실리콘 겔은 조용히, 식염수는 눈에 띄게

실리콘 겔 보형물의 파열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서, FDA는 이를 무증상 파열이라고 부릅니다. 외피가 찢어져도 겔이 보형물을 둘러싼 막(피막) 안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크기나 모양이 그대로일 수 있고, 겔이 피막 밖 유방 조직으로 새어 나가기도 합니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가슴이 단단해지거나 멍울이 만져지거나 모양이 달라지는 식으로 드러납니다. 파열률은 이식 직후에는 매우 낮다가 6~8년이 지나면서 늘기 시작한다고 보고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확인할 이유가 커진다는 뜻이지, 특정 해에 터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식염수 보형물은 양상이 다릅니다. 외피가 손상되면 안의 식염수가 곧바로, 또는 며칠에 걸쳐 몸으로 새어 나가 보형물이 꺼지기 때문에 한쪽 가슴 크기가 줄어드는 변화로 드러납니다. FDA는 이 현상을 따로 '꺼짐(deflation)'이라고 부릅니다.

파열이 확인되면 보형물을 꺼내는 것이 일반적인 처치입니다. 새 보형물을 넣을지, 피막을 어디까지 정리할지, 피막 밖으로 새어 나간 겔이 있는지를 함께 보고 수술 범위를 정하죠. 증상 없이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된 파열이라면 수술 시기도 진찰에서 함께 정합니다. 교체를 앞두고 있다면 제조사 보증이 적용되는지도 수술 기록의 제품 정보로 확인해 둘 만합니다. 보증 기간과 조건은 제품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구형구축: 단단해짐, 모양 변형, 통증

보형물을 넣으면 몸은 그 둘레에 얇은 막(피막)을 만듭니다. 이 막이 조여들면 가슴이 단단해지고, 모양이 변하거나 위치가 달라져 보이며, 심하면 통증이 생깁니다. 이것이 구형구축(피막구축)입니다. 정도는 베이커(Baker) 분류에 따라 1~4단계로 나누는데, FDA는 3·4단계를 심한 구축으로 보고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가벼운 단계라면 곧바로 교체부터 하지는 않습니다. 촉감이 약간 단단해진 정도는 경과를 보며 관리 방법을 정하는 경우가 많고, 모양이 눈에 띄게 변하거나 통증이 있을 때 피막을 정리하고 보형물을 바꾸는 수술을 검토합니다. 다만 오래된 보형물이 단단해졌다면 원인이 구축 하나가 아닐 수도 있어요. 증상이 있는 파열은 구축과 비슷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오래 이어진 구축에서는 보형물이 접히는 자리가 생기기 쉬운데 이 접힌 자리가 외피 손상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거론됩니다. 따라서 단단해진 가슴은 만져 보는 진찰에 영상 검사를 더해 보형물 상태까지 확인합니다.

위치와 모양의 변화: 처짐, 위치 이동, 리플링

보형물이 온전해도 가슴 모양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유방 조직과 피부가 늘어지면 보형물은 제자리에 있는데 유방 조직만 아래로 처지기도 하고, 보형물이 든 공간(포켓)이 늘어나 보형물이 아래나 옆으로 내려앉기도 합니다. 처짐이 함께 있으면 보형물만 바꿔서는 처진 유두 위치가 그대로 남으므로, 처짐 정도에 따라 보형물 교체와 거상을 같이 검토합니다.

리플링은 보형물의 주름이 피부 위로 비쳐 보이거나 만져지는 상태입니다. 보형물을 덮는 조직이 얇을 때 잘 드러나고 교정이 까다로운 편이어서, 수술 방법보다 원인 확인이 먼저입니다. 덮는 조직의 두께, 보형물이 들어간 층, 보형물의 크기와 종류를 본 뒤 보형물을 바꾸거나 삽입층을 옮기는 식으로 보형물 쪽에서 교정합니다. 구형구축, 위치 이상, 리플링의 원인별 교정 방법은 가슴재수술 안내에서 따로 다룹니다.

크기나 모양을 바꾸고 싶어서 교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지금 보형물에 의학적인 문제가 있는지와 원하는 변화를 나눠서 상담해야 수술 범위를 정하기 쉽습니다.

증상이 없다면 영상 검사로 상태를 봅니다

초음파 장비 조작판 위에서 탐촉자를 쥔 손

파열이 조용히 생길 수 있으니, 겉으로 아무렇지 않다는 것만으로 보형물이 온전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MRI 결과와 견준 연구에서도 만져 보는 진찰만으로는 파열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실리콘 겔 보형물은 증상이 없어도 수술 5~6년 뒤 첫 영상 검사(MRI 또는 초음파)를 받고, 그 뒤로는 2~3년 간격으로 파열 여부를 확인하도록 권고됩니다. FDA가 2020년에 정한 기준이고, 식약처도 같은 주기를 안내합니다.

이 주기는 증상이 없을 때의 기준입니다. 한쪽이 갑자기 붓거나, 크기가 변하거나, 통증이 생기거나, 멍울이 만져지면 주기와 상관없이 바로 진료를 받고 검사합니다.

진찰 일정은 이런 영상 검사 권고와 별개로 정합니다. 이 병원에서는 수술 1년이 지난 뒤부터 연 1회 진찰 방문을 권하고, 초음파나 MRI를 찍을 시점인지는 그 방문에서 따로 판단합니다. 영상이 필요하면 고해상도 유방 초음파를 먼저 하고, 초음파 소견이 애매하거나 무증상 파열이 의심될 때, 또는 실리콘 보형물의 권장 검사 시기에 맞춰 MRI를 더합니다. 해마다 영상을 찍는다는 뜻은 아니에요.

그렇다면 10년이라는 시점은 어떤 의미일까요? 실리콘 겔 보형물인데 그동안 영상 검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면, 10년은 권장 첫 검사 시기(수술 5~6년 뒤)를 이미 넘긴 시점입니다. 파열이 늘기 시작하는 시기도 지났으니 미루지 말고 진찰과 영상 검사를 받아 보세요. 교체 여부를 정하는 것은 검사와 진찰 소견이고, 햇수는 판단의 배경일 뿐입니다. 거꾸로 파열이나 심한 구축이 확인됐다면 3년 차라도 교체를 검토할 시기가 됩니다.

미리 바꿔 두는 수술에도 위험이 따릅니다

마스크와 확대경 조명을 쓴 의료진의 옆얼굴 근접 장면

문제가 생기기 전에 바꿔 두는 편이 낫지 않느냐는 질문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체도 마취를 하는 수술이고, 피가 고이는 혈종, 감염, 새 피막의 구축 같은 위험을 새로 안게 됩니다. 보형물 파열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히는 것도 삽입 수술 중 기구에 닿아 생기는 손상이에요. 새 보형물도 같은 합병증 가능성을 다시 안고 시작하고, 교체 수술 자체가 기구 손상 같은 새 위험을 더하므로, 멀쩡한 보형물을 미리 바꾼다고 위험이 줄어든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보형물 연관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이 걱정돼 미리 빼야 하느냐는 질문도 자주 나옵니다. BIA-ALCL은 유방암과는 다른, 면역체계와 관련된 드문 림프종으로, 주로 표면이 거친 텍스처 보형물을 넣은 사람에게서 보고됩니다. 식약처는 증상이 없는데 이를 예방하려고 보형물을 빼는 수술은 권하지 않는다고 안내합니다. 수술하고 몇 년이 지나 보형물 둘레가 새로 붓거나 멍울이 생겼을 때 진료를 미루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0년이 넘은 보형물로 상담을 받는다면 수술 시기, 보형물 종류(실리콘 겔인지 식염수인지, 표면이 매끈한지 거친지), 삽입층과 절개 위치를 알 수 있는 기록을 챙겨 가면 판단이 빨라집니다. 상담에서는 아래 내용을 물어보면 지금 할 일이 분명해집니다.

보형물 종류와 삽입층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는지는 가슴성형 안내의 보형물·삽입층 설명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식염수 보형물도 5~6년 뒤부터 정기 영상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FDA가 권고한 영상 검사 주기는 실리콘 겔 보형물의 무증상 파열을 찾기 위한 기준입니다. 식염수 보형물은 손상되면 크기가 줄어드는 변화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정기 진찰에서 크기와 모양을 확인하다가 이상이 보이거나 증상이 있을 때 영상 검사를 합니다.

10년이 넘었는데 교체 대신 보형물을 빼기만 하고 싶어요. 그래도 되나요?

보형물만 빼고 다시 넣지 않는 것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FDA는 이 경우 피부가 오목하게 패이거나 주름지고 가슴이 처지는 등 원치 않는 모양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그래서 제거만 할 때도 피막을 어떻게 처리할지, 남는 피부와 처짐을 거상으로 정리할지를 조직 상태를 보고 진찰에서 정합니다.

참고 자료

  1. Risks and Complications of Breast Implants ·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 2023
  2. Things to Consider Before Getting Breast Implants ·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 2023
  3. Update on the Safety of Silicone Gel-Filled Breast Implants (2011) Executive Summary ·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 2011
  4. 인공유방(유방보형물) 수술 전후 꼭 알아두세요! · 식품의약품안전처 · 2023
  5. Breast Implant Safety · American Society of Plastic Surgeons (ASPS) · 2023
  6. Silicone breast implant rupture: a review · Gland Surgery (Hillard C, et al.) ·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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